전도서 강해
돌아가고 흐르는(2)
박성산 목사
2022. 10. 18. 11:18
돌아가고 흐르는(전1:3-8)
3 해 아래에서 수고하는 모든 수고가 사람에게 무엇이 유익한고
4 한 세대는 가고 한 세대는 오되 땅은 영원히 있도다
5 해는 뜨고 해는 지되 그 떴던 곳으로 빨리 돌아가고
6 바람은 남으로 불다가 북으로 돌아가며 이리 돌며 저리 돌아 바람은 그 불던 곳으로 돌아가고
7 모든 강물은 다 바다로 흐르되 바다를 채우지 못하며 강물은 어느 곳으로 흐르든지 그리로 연하여 흐르느니라
8 모든 만물이 피곤하다는 것을 사람이 말로 다 말할 수는 없나 니 눈은 보아도 족함이 없고 귀는 들어도 가득 차지 아니하도 다
전도서에는‘헛되다’라는 말이 여러 번 나옵니다. 단순히 생각하면‘이왕에 헛된 세상이니까 마음대로 살아야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전도서에서 말씀하신‘헛되다’라는 말씀은 세상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기중심적으로만 살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헛된 줄을 알라는 말씀입니다.
세상의 모든 중심은 예수 그리스도로 모아집니다. 본문에도 나오듯이 강물은 흐르고 흘러서 결국에는 바다로 흘러가게 마련입니다.
사람들은 자기 인생의 처음을 모르고 끝도 모르면서 강물의 줄기를 자기가 원하는 대로 방향을 바꾸고자 하는 것이 얼마나 헛된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어차피 바다로 가게 될 것인데 말입니다. 그런 수고가‘헛되다’라는 것입니다.
강물의 흐름을 자기 마음대로 하고자 하는 이유가 있지요. 본문 3절에 보시면‘유익’을 위해서입니다. 사람은 반드시 자기 유익을 위해서 행동하게 되어 있습니다. 작은 일이든 큰일이든 어떤 일에 대해서 성공함으로 얻는 성취감과 함께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높이고자 하는 욕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또한 헛된 것이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바람을 잡고자 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바람은 보이지가 않지요. 손아귀에 거머쥘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 바람을 내 것으로 만들려고 하는 욕심이 있다는 것입니다.
물질이나 명예나 권력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잠시 스쳐가는 것인줄 사람들은 인정하기를 싫어합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강물에다 손을 넣어보세요. 잡히는 것 같은데 막상 손을 펴보면 없지 않습니까? 바람도 손에는 닿지만 잡을 수는 없습니다. 강물이나 바람은 갈 곳이 따로 있는데 우리는 욕심을 끊임없이 부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강물이나 바람이 나에게 머물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흘러가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계속 내게 머물러 주기를 바라면서 풍요롭게 해주기를 바랍니다만 강물이나 바람은 내가 원한다고 해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흘러가고 맙니다.
그러면 본문에 나오는 강이나 바람이나 해가 과연 어디로 모일까요?
골 1:16절에‘만물이 그에게서 창조되되 하늘과 땅에서 보이는 것들과 보이지 않는 것들과 혹은 왕권들이나 주권들이나 통치자들이나 권세들이나 만물이 다 그로 말미암고 그를 위하여 창조되었고’
세상의 모든 만물은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존재하는데 예수님이 살아계시다는 것과 예수님을 위해서 창조되었다는 사실 앞에 모이게 된다는 말씀입니다.
만물은 우리를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라 주님을 위해서 만들어 졌다는 것입니다. 시간이나 공간도 식물과 동물과 모든 만물이 우리를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세상이 나를 위해서 존재하는 것으로 착각을 하고 있습니다. 친구도 부모님도 형제도 자식도 물질도 이 모든 것이 내가 필요하기 때문에 꼭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예수님에 의해서 만들어진 세상은 예수님의 것이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 사실을 믿지 못하는 사람들은 절대 자기 자신을 포기할 수가 없습니다. 그것을‘헛되다’라고 하나님이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이‘헛되다’라는 말씀을 꾸짖는 말씀으로 오해하기 쉬운데요. 사실은 기쁜 소식입니다. 이 말씀은 누구에게나 하신 말씀이 아니라 하나님의 자녀에게 하신 말씀인 것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헛되다’라는 말을 다르게 표현하자면‘산다고 애를 많이 썼는데 여전히 손에 잡히는 것은 별로 없지? 늘 뭔가가 허전하지?’라는 의미입니다.
여러분이 하나님의 자녀라면 이 말씀을 듣고‘헛된 세상이지만 그래도 열심히 살아서 헛되지 않도록 해야지’라는 결심보다‘헛된 세상에서는 내가 채워야 할 것은 없고 하나님이 채워주셔야 하는 구나. 자신에게 사는 의미를 묻는 자체가 부질없는 것이구나.’를 반드시 알게 됩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죄인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헛되다’라는 말씀이 기쁜 소식이요 복된 말씀이요 먼지같이 가볍게 살라는 소망의 말씀인 것입니다.
여러분, 내 것을 삼으려고 하는 모든 것이 헛된 것입니다. 세상의 중심은 주님이시고 주님이 우리에게 은혜로 주어진 삶 자체가 선물이며 복인 줄 알고 사는 것이 소망이 있는 헛됨이요, 헛됨을 즐기는 헛됨인 줄 믿습니다.